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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 부녀 16년 만에 무죄 선고

by Dragon.J 2025.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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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 개요

2009년 7월, 전라남도 순천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함께 마신 막걸리에서 청산가리가 검출되어 2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아버지와 딸인 부녀(父女)였고, 검찰은 이들이 공모하여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1심에서 무죄였던 판결이 2심에서 뒤집히고,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아버지는 무기징역, 딸은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었습니다.

청산가리 막걸리사건 피고인들이 1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고 28일 석방됐다. [사진출처=연합뉴스]

2. 왜 ‘무죄’가 나왔나 – 재심의 쟁점

(1) 강압 수사 및 위법한 자백 의혹

재심 재판부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유도신문과 반복질문 등으로 피의자의 자유의사에 의한 진술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의자인 아버지는 글 읽기·쓰기 능력이 매우 낮았고, 딸 역시 경계성 지능 상태였다는 심리감정이 나왔습니다. 이 점이 강압 수사 의혹과 맞물려 쟁점이 되었습니다. 

(2) 객관적 증거의 부족

  • 범행 도구로 지목된 막걸리나 청산가리(청산염)의 구입 경위, 투여 경로 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에서 일회용 수저에서 청산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과거 유죄판결에서는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3) 재판부의 판단

2025년 10월 28일, 광주고등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이의영)는 이 부녀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사건 발생 16년 만입니다.
재심 재판부는 “검찰이 단순한 의심만으로 집중 추궁했다”며 “공모 등의 객관적 사정이 없었음에도 이를 전제로 수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3. 사건이 남긴 의미와 쟁점

(1) 수사·재판 절차의 공정성 문제

이 사건은 피의자의 인지능력, 수사절차의 적법성, 조서 작성 및 진술의 신빙성 등이 모두 재검토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강압수사나 유도신문에 대한 경계가 다시 떠오르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2) 무고한 피해 가능성과 법체계의 경각심

유죄가 확정된 이후 상당 기간 복역했지만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된 만큼, 법제도상 무고→억울한 처벌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존재합니다. 이는 재심·무죄 판결 제도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사건입니다.

(3) 피해자 측 및 사회적 시선

반대로 이 사건은 ‘치정에 얽힌 패륜범죄’라는 언론 보도로 시작됐고, 부녀 관계에 대한 의혹 등이 집중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무죄판결 이후에도 피해자 가족 및 지역사회에 남은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입니다.

 

4. 앞으로 남은 과제

  • 수사기관의 책임 여부: 재심 과정에서 검찰·경찰 수사의 위법성이 제기되었지만, 이미 공소시효 등이 지나 처벌이 불가능한 사안도 있습니다.
  • 피해자 및 피고인 복권: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긴 시간 억울하게 복역한 만큼, 피고인 및 가족의 명예회복과 재사회화 지원이 필요합니다.
  • 제도적 개선: 피의자 인지능력이 낮거나 법률지식이 부족한 경우 적절한 변호인 조력 보장, 수사·조사 녹화 강화 등 제도적 보완이 요구됩니다.

 

5. 정리 및 개인적 생각

이 사건은 ‘절대 진실처럼 보였던 유죄 판결’이 사실상 절차적 문제로 인해 뒤집힌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6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인간이 감옥 속에 있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충격이었습니다. 법 앞에 모든 사람은 평등해야 하고, 진실 규명엔 절차적 공정성이 필수적임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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